
내가 가장 좋아했던 건축가 중 한 사람이자, 나를 건축에 붙어있게 만든 사람이다.
참 순수한 사람이라 좋았고, 나도 그와 같은 일을 하고 싶었다.
혁신적인 방법을 구축해 사람을 돕는 일.
나 또한 한 분야의 혁신가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배우고 일 할 실내건축에서는 그럴 수가 없었다.
거시적인 건축과는 다르게 미시적인 실내건축은 사회보단 개인에 초점을 맞추고,
보편성보다는 주관성에, 합리성과 기능성 보다는 감성적 심미적 측면에 더 큰 중점을 두었다.
건축도 조금은 건드리지만, 이미 지어진 건축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기에 할 수 있는 것이 제한적이라 느꼈다.
기민하게 시장 흐름을 읽고 트렌드에 맞춰 돈이 되는 공간을 설계하는 것.
그게 내가 배워온 이 시장, 이 업계에서 살아남는 법이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것과는 거리가 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서는 실내건축을 떠나 건축으로 전향을 하거나, 새로운 길을 찾아야만 했다.
하지만 건축은 물리적인 것을 다루다 보니 제약이 많아 오랜 시간과 연구가 필요해 나에게 딱 맞는 길은 아니라 생각되어 계속 다른 길을 찾아 헤맸다.
그러다 이 길을 알게 되고 걷게 되었다.
처음엔 낯선 길이라 그저 겁이 났었는데, 알아갈 수록 내가 원하던 길이란 확신이 생겼다.
무궁한 활용성에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웹은 구현하고자 하는 것만 있다면, 무엇이든 만들고 표현할 수 있었다.
구현 법에 있어서도 사고력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어, 내 기지를 충분히 발휘하기 좋은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업계는 생생했고, 끝없이 살아 숨쉬고 변화했다.
이런 변화의 태동에 함께하며 새로운 길을 일궈가고 개척해 나가는데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설레여 오랜만에 가슴이 뛰었다.
앞으로도 가슴뛰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이 길을 걷길 참 잘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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